03. Books

출간 도서

“나는 경주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경주는 달 아래서 가장 아름답다. 경주를 방문하는 지인들을 데리고 저넉 무렵에 시내를 걷기 시작하면 이내 서녘 하늘 능선에 걸린 저녁놀을 볼 수 있다. 그러고 잠시 후면 어둠이 깔리면서 곳곳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온다. 그 아래로 난 길을 따라 하염없는 산책이 가능하다. 함께 걸은 사람들은 늘 탄성을 질렀다.

서라벌의 달이 유난히 밝았던가? 그것은 알 수 없지만 달이 뜬 서라벌의 밤에는모든 것이 신비롭고 ‘달뜬’ 느낌이었다고 누구나 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주에 오는 여행자라면 서라벌의 달밤을 꼭 보아야 경주를 본 것일테다.”(p. 20)

브런치북 <모던 경주>

경주는 신라 천 년의 수도였다. 그런데, ‘신라 이후의 경주’는 어떠했을까 우리는 잘 모른다. 경주사람들도 신라 이후의 역사와 인물이 낯설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경주는 수도로서의 위상은 잃었으나, 여전히 동경으로, 혹은 태조의 어진을 보관하고 있던 경상도의 대표 도시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삼국사기>, <삼국유사>의 판본이 경주에서 발간되었던 것도 경주의 특별한 존재감을 잘 보여준다.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13회에 걸쳐 연재된 ‘모던 경주’는 1860년-1945년 경주의 시간을 ‘모던’이라 명명하고, 자세히 살펴 보았다. 최제우와 최시형의 동학, 일본에 의한 근대화 과정, 석굴암과 금관총으로 대표되는 유물 발굴 과정,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개발된 역사의 앞뒷면, 경주의 독립운동, 동리와 목월과 범부가 보여준 문학과 사상의 세계… 모던 경주는 찬란했고, 거대했다.

지금의 경주는 이때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앞으로의 경주를 구상해 보려면 ‘모던 경주’를 깊이 새겨봐야 한다.

글 구독 서비스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는 ‘삶의 양식(mode of life)’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입니다. 혹은 외교용어로는 서로 타협과 협의를 거쳐 도달한 ‘합의 상태(state of agreement)’를 일컫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갈등과 긴장, 타협과 공감을 통해 어떤 자기 만의 삶의 방식에 도달하게 됩니다. 아마 모든 삶이 잠정적이고, 임시적이면서도 그렇게 지속되고, 유지되는 것이겠지요.

2020년부터 간간이 뉴스레터를 발행해 오다가, 2022년부터 3개월 시즌제로 이메일 글 구독 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열심히 글을 써서 주 2회씩 3개월간 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이때 쓴 글은 이후 단행본 <낭만 경주>, 브런치북 <모던 경주>의 초고 역할을 했고, 아직 따로 묶이지 않은 원고들은 그때 작가가 거쳐가던 여러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른 기획의 초고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조만간 준비가 되면 새로운 시리즈를 기획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모임

인문 독서 모임.

2023년부터 매년 책 모임을 해오고 있습니다. 박동수의 <철학책 독서모임>를 길잡이 삼아 10여 권의 철학서적을 살펴 보았고, 한병철, 백상현 등 한국 철학자들의 책도 보았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약 6개월에 걸쳐 <삼국사기>를 읽었습니다. 두어 시간 동안 차를 마시며, 본문을 돌아가며 읽고, 토론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책을 같이 읽는 이들이 조금 더 늘어나면 저자를 초청하거나, 전문가를 모셔서 토론하는 시간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삼국사기>를 읽어본 사람이 의외로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너무 재미있었고, 특히 경주에서 읽는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를 읽으면서 오늘날 한국사회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뜻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