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참으로 숨가쁘게 지나간 시간이었습니다. 연말 연초의 격동이 조금 잦아들고 나서 뒤늦게나마 한 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신라문화원과 협업
2024년은 경주의 대표적 비영리기관이자 문화단체인 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과 협력으로 일을 많이 했습니다. 주요한 책의 출간과 행사에 작가이자 기획자로 참여하며 지역에서 어떤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서악마을 이야기>(뭉클스토리, 2024)는 신라문화원이 10년 넘게 선도산 아래 서악마을을 변모시킨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담아낸 단행본입니다. 저는 원고 집필과 책의 제작 과정 전부를 책임지고 진행했습니다. 결과물은 4월 초에 나왔고, 법륜 스님의 강연회를 겸해 출판기념회가 크게 열렸습니다.
- <서악마을 소책자> 서악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서악에 소재한 문화유산과 마을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담은 소책자를 출간했습니다. 기획, 원고, 편집 등 제작 전 과정에 관여했고, 디자인은 황리단과 서악에 근거를 두고있는 그림책방 소소밀밀에서 수고했습니다.
- 역시 신라문화원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옥산서원>의 브로셔를 새롭게 제작하는 작업에 기획과 원고 작업을 감당했습니다. 기존의 브로셔는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북 성격이 강해서 옥산서원의 문화유적으로서의 가치를 망라하고 충실히 전달하는데에 비중을 두어 원고를 쓰고, 필요한 사진 자료를 찾아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 경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홍보를 위한 사업이 연중 여러 방식으로 열렸습니다. 그 중 가장 비중이 컸던 행사는 이탈리아 대사님의 경주 방문 행사였습니다. 아침부터 늦은 오후 시간까지 경주의 세계문화유산을 인상깊게 보여드리고, 향후 이탈리아와의 협력관계를 만들어 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의전, 이동, 문화재 방문, 해설, 식사, 문화행사, 경주시와의 공식 만남 등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이었습니다. 당일은 비가 와서 여러모로 쉽지 않았지만, 유쾌한 대사님의 반응으로 즐거운 경주여행을 연출할 수가 있었습니다.
- 경주는 4개소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국제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시입니다. 이를 알리기 위해 문화유산청, 경상북도, 경주시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업의 일환으로 경주의 이런 면모를 소개하는 동영상 컨텐츠를 제작하였는데, 유명 역사 강사 최태성, 연예인 조나단이 출연한 영상물의 촬영 프로젝트도 진행되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해리하우스의 활동

-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리는 것으로 결정이 되면서 경주에서는 다양한 준비활동이 시작되었는데, ‘APEC 정상회의 VIP를 위한 프리미엄 여행 상품 개발 해커톤 대회’가 8월에 열렸습니다. 보문단지의 호텔에서 1박2일로 진행된 이 대회에 참가하여 해리하우스는 좋은 평가와 더불어 500만원의 사업지원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 해리하우스는 봄부터 경주에서 청자 재현에 심혈을 기울여온 해겸도요의 놀라운 성취에 주목하였고, 경주지역이 도자기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역사와 자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발견을 알리고자 구도심의 작은 전시 공간에서 7월에서 9월말까지 3개월간 <한국 도자기 연대기>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전시는 해겸도요에서 생산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하였고,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5회에 걸쳐 ‘한국 도자기 역사’를 도자기 평론가이자 전시 기획자인 이용범 선생이 강의했습니다.
- 해커톤의 사업지원금으로 10월에 <경주X도자기X만찬>이란 행사를 열었습니다. 넷플릭스의 유명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유명 셰프 두 분(이영숙, 최지형)을 섭외하고, 경주 남산의 유서 깊은 육부전 공간에서 경주에서 생산된 고급 청자와 백자, 유기를 활용한 만찬을 기획해서 진행했습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었지만, 매우 호평을 얻었고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프리미엄 여행 컨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 경주 여행에서 가이드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었습니다. 단순히 문화유적에 대한 정해진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 여행자의 관심사와 교감하고 깊은 대화를 통해 경주에 대한 더 깊은 관심과 이해로 나아가도록 하는 과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7월-8월 매주 토요일 오전 시간에 ‘딮경주’란 이름으로 90분간 경주를 소개하는 토크쇼를 기획해서 운영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경주에 대한 책을 내고, 글을 쓰고,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종종 지인들의 요청으로 안내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다른 행사에 참여해서 경주에 관련된 기획이나 강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일을 정식으로 할 수 있도록 자격을 갖추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관광통역안내사’ 자격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외국어 시험, 필기시험, 면접까지 3차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다행히 연말에 합격 통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적극적으로 경주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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